최근 기업들이 잇달아 퇴직연금 제도를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DC형 전환에 동의해주세요”라는 안내를 받았을 때, 많은 직장인들이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퇴직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인데요.
이 글에서는 퇴직연금의 구조를 다시 짚어보면서, 전환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수락하는 것이 유리한지 재테크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퇴직연금 DC형, DB형이 헷갈리시는 분들은 이 글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퇴직연금이란 무엇인가 – DB, DC, IRP 구조 총정리 (퇴직연금 1편)
퇴직연금이란 무엇인가 – DB, DC, IRP 구조 총정리 (퇴직연금 1편)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연금처럼 나눠 받는 제도입니다. DB형, DC형, IRP의 구조와 차이점을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퇴직연금은 직장인의 퇴직금을 단순한 일시금이 아닌, 노후 자산으로 전환하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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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회사는 DC형으로 바꾸자고 할까?
먼저, 회사 입장에서 DC형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은 재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 DB형: 확정급여형. 퇴직 시점에 평균임금 기준으로 퇴직금을 정산 → 회사가 지급 책임
- DC형: 확정기여형. 회사가 매년 일정 금액만 적립 → 이후 운용과 수익은 전적으로 개인 책임
즉, DB형은 퇴직자가 많아질수록 회사가 큰 금액을 한 번에 부담해야 하므로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부담이 큽니다. 반면 DC형은 매년 소액씩 정해진 금액만 내면 되기 때문에, 회사는 향후 리스크를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견기업 이상 규모에서는 점차 DC형을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2. DB형과 DC형, 뭐가 어떻게 다른가요?
퇴직연금은 ‘적립 방식’과 ‘운용 주체’에 따라 전혀 다른 제도로 작동합니다. 아래 표로 간단히 비교해보겠습니다.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운용 주체 | 회사 | 개인 (근로자) |
퇴직금 계산 방식 | 퇴직 직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매년 적립금 + 운용수익 |
수익 책임 | 회사 | 개인 |
퇴직금 예측 가능성 | 높음 | 낮음 (변동성 큼) |
운용 전략 | 대체로 원리금보장형 | 본인이 채권·ETF·펀드 등 직접 선택 |
운용 리스크 | 회사가 부담 | 본인이 부담 (본인이 직접 선택하므로) |
즉, DB형은 안전하지만 정해진 수준의 퇴직금만 받을 수 있고, DC형은 스스로 운용하면 더 많이 받을 수도 있지만,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3. DC형 전환, 무조건 동의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DC형으로의 전환은 본인의 ‘서면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 변경’에 해당하는 사안이므로 강제할 수 없음
- 회사가 일방적으로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꾸는 것은 불법
회사는 자발적인 동의서를 요구하지만, 이 서명 한 장으로 수천만 원 단위의 퇴직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장 서명하지 말고, 본인의 상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DC형전환, 누구에게 유리할까?
DB형이 유리한 경우 |
DC형이 유리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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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DC형은 퇴직금을 '직접 굴려서 키울 수 있는 자산'으로 보는 분들에게는 유리한 제도입니다. 핵심은 임금상승률<자산운용수익률에 있습니다. 내가 잘 운용해서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DC형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자산운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겐 DB형이 더 안전합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싶으신 분이 있으시면 아래를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래 조건에 해당된다면, DC형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 퇴직까지 남은 기간이 10년 이상이다
- ✅ 자산 운용에 관심이 많고, 수익률을 낼 자신이 있다
- ✅ IRP를 함께 활용해 연금저축으로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 ✅ 퇴직금을 단기 현금이 아닌 노후 자산으로 바라본다
5. DC형 전환 전 반드시 확인할 것
- 회사 임금상승률: 최근 5~10년간 회사의 연봉 인상률을 확인해보세요.
→ 임금상승률이 연 3~5% 이상이라면 DB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본인의 투자 성향: 펀드, 주식 등 자산운용 경험이 없다면 DC형 전환 후 손실 위험도 있습니다.
- 전환 시점의 급여: 최근 3개월간 급여(상여, 수당 포함)가 높을 때 DC형으로 전환하면 초기 적립금이 늘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회사 제도 확인: 모든 회사가 DC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DC형을 도입했고, 근로자 대표 동의 등 내부 규약이 있어야 전환이 가능합니다.
6. 회사가 동의서 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의 단계별 판단 가이드를 따라보세요.
- 내 퇴직 예정 시점이 언제인가? 1~3년 이내라면 DC형 전환은 손해일 수 있음
- IRP, ETF, 채권 등 운용에 관심이 있는가? 없다면 DB형이 더 적합
- 연 900만 원 세액공제 한도(퇴직연금 + 연금저축)까지 활용 중인가? DC형과 IRP 통합 전략 가능
- 회사가 제안한 사유와 전환 조건을 꼼꼼히 확인
또한 회사가 전환 인센티브나 지원 제도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냥 서명하는 대신 반드시 ‘설명회’ 혹은 ‘노무 담당자 질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환 여부는 개인의 자산 전략에 따라 달라지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다들 그냥 하더라"는 말에 그냥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정답은 없습니다만, 본인의 기준을 세우고 라이프사이클과 자산운용능력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겹입니다. 나중에 연봉이 더 높아진 후 한 번에 받는 것이 유리할수도, 지금부터 미리 굴려서 키워갈 수도 있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DC형 전환을 제안해왔다면, 그것이 내게 기회가 될지 손해가 될지 반드시 판단 기준을 세우고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퇴직금 전액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싶은 분이라면 서두르지 마시고, 제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뒤 대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퇴직연금 제도와 구조에 대해 다시 복습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